수술학고 1년간 철심을 뽑을까? 말까를 고민했습니다. 수술 후 의사 선생님께 철심 뽑아야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은 제가 알아서 판단을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놔둬도 괜찮고 뽑아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철심이 내 팔에 박혀 있다는 것이 왠지 고장 난 장난감을 수리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딱 1년 후 12월 19일에 수술받은 병원으로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그분은 아픈 부위를 만져보고 수술자국도 만져 보십니다. 수술을 잘해주신 것도 고맙고, 환자를 대하는 세심한 진료가 저는 감사했습니다. 지난번 수술 때는 6시간이 걸려서 전신마취를 했는데 깨어나는데 머리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딱히 머리가 아픈 것은 아닌데 기억력, 계산을 하는데 제대로 안된다고 할까요. 아님 기억을 해내는데 느린 무엇인가가 머릿속에서 방해를 하는 그런 느낌이 오래갔어요. '솔직히 무엇보다도 마취에서 안 깨어나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제일 무서운 공포였거든요. 이번에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니 수술부위만 마취를 시켜주길 원했어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날 저는 수술 전검사 : 피검사, 소변검사, 흉부촬영, 신점도 검사를 했는데 모두 정상치의 결과가 나와서 수술날을 잡게 되었습니다.
수술담당의사와 수술날을 잡고 기분이 좋아서 계단을 부지런히 마취과로 올라갔습니다. 접수를 했더니 혈압을 재서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 아! 혈압이 144가 나왔어요. 깜짝 놀라서 가만히 앉아 나의 숨소리를 들으니 운동장 한 바퀴 뛰고 온 것 같은 숨소리가 들립니다. 혈압이 적힌 쪽지를 구겨 주머니에 넣고, 숨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다시 재었습니다. 이번에는 111이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정상일 것 같아다는 생각에 접수대에 보여주고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2번 진료실로 들어가라고 해서 문에 적혀있는 것을 보니 일반의사가 담당이었습니다. 의사는 여자분이었어요. 마취에 대해 설명하시는데 치아 손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전신마취를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부분 마취로 하기로 했다고 하니까, 왼쪽 팔이라 겨드랑이나 어깨에 주사를 놓을 건데 심장에 무리가 올 수도 있고, 심장 뛰는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서류를 읽고 서명을 하라고 합니다.
'아, 어쩌라고 하시는 건지?' ~ 무섭고 더 진장이 됩니다. 제가 가만히 앉아 떨고 있는 것이 보였는지 의사 선생님께서 "서류에 서명 안 할 거예요? 하시길래 " 해야죠" 하고 사인을 하는데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어쩌다 일어나는 일 때문에 떨고 있는 것 아닌가요. 마취과 의사가 담당의사와 마취를 어떨게 할 계획인지 상담하고 가라고 해서 다시 상지수부외과에 내려가서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처해있는 상황과 저는 수술하고 연휴까지 쉬고 싶은데 저한테 중요한 일이 생겨서 전신마취를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알았다고 부분마취로 하겠다고 하시며 수술날 만나자고 하십니다.
바로 업무과에 가서 카드를 냈습니다. 업무과 남자 직원은 퉁명스럽게 " 병실은 2인실 밖에 없어요"라고 합니다. 그래서 2인실에 혼자 있는 것은 무서워요! 여러 명이 함께 있는 병실 주세요." 했더니 " 그럼 그날 수술 못해요" 하고 어떻게 할 거냐고 협박조로 바쁘니까 빨리 결정하라고 합니다. " 알았어요. 그날 꼭 수술을 해야 해요. 가장 좋은 병실로 주세요. 했더니 입원 약정서를 줘서 받아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랫동안 연락 못했던 친구한테 전화를 해서 두려움을 떨쳐 내려고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새록새록 더 생각났습니다.~ '죽고, 사는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에 맡기자.' 그리고 나를 수술담당 의사를 위해 기도하기로 했습니다.(다음은 철심 뽑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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