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는 날 6시까지 병원에 입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끝나지 않아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입원 안 하시나요?"
"해요"
"아 근데 왜? 아직 병원에 안 오시는 거죠?
"안 가는 것이 아니라 일이 마무리가 아직 안 돼서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빨리 일을 끝내고 병원으로 택시를 잡아타고 갔습니다. 업무과에 체크하고 병실로 올라갔습니다. 간호사가 옷을 가져다줘서 입었는데 금방 환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2인실에 혼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팠어요. 그래서 딸에게 전화해서 먹을 것좀 사 오라고 했습니다. 다음날이 수술이어서 곧 금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빨리 무엇인가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딸은 빵을 사가지고 왔는데 생각만큼 입안으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몇 조각 먹고 물을 마시고 일찍 준비하고 잤어요.
수술이 불안해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옆자리에 환자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수술을 하기로 한 시간에 다른 환자의 수술이 끝나지 않아서 수술이 몇 시간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불안감은 더 심해졌고. 수술 전 보호자로 왔던 아들은 "수술시간 기다리다 엄마 죽을 것 같아, 얼굴이 왜 그렇게 긴장하고 있어" 하며 왜 이렇게 수술이 지연되는지 간호사한테 듣고 와서 설명을 해줬습니다. 그날 오후에 병원이 청소를 한다고 환자들 침대를 복도로 내가고 있었습니다. 수술시간은 지났는데 수술실에는 들어갈 생각도 안 하고 침대를 이리저리 움직이니 맨 정신에 불안해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3시간 후 환자인 나를 데리러 수술실에서 왔습니다. 그분들은 수술환자 침대만 끌고 다니는 분들 같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들과 헤어져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수술실에는 의사 선생님과 마취의사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의사 선생님과 마취의 사는 제 팔에 마취약을 넣고, 마취하는 과정을 노트북으로 보면서 설명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까 의사 선생님께서 " 팔이 아픈가요?"
하고 해서,
"아니요"
했더니 제눈 앞을 작은 천으로 된 막으로 가렸어요.
춥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더니 담요도 덮어줬어요.
마취 의사는 "잠을 재워줄까요? " 하고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의사 선생님께서" 팔을 들어보세요." 하는데 저는 왼쪽팔이 그렇게 무거운지 처음 알았어요. 전혀 들리지 않는 거예요.
그렇게 수술이 끝났습니다.
회복실에서 있는데 저는 아프기는 하지만 참을 만했어요. 그런데 옆에있는 환자들이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 아이고 나 좀 살려 주세요."
"너무 아파요, "
하니까 간호사가
"진통제 좀 놔주세요."
이렇게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진통제 놨으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해도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조금 아픈데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눈을 감고 있었더니 의사 선생님이 옆에 와서
" 안 아파요?" 하고 물어서
" 아파요! 그런데 참을 만해요."
했더니 못 참겠으면 말을 하라고 합니다. 진통제 놔준다고요. 그런데 오른손으로 왼팔을 꼬집어봐도 아무런 통증이 없어요.
시간이 지나고 저는 수술실을 나와 액스레이를 찍으러 영상의학과로 내려가는 에레베이터를 탔어요. 아들도 함께 탔어요.
방사선과에서 액스레이를 찍어서 수술이 잘 돼야 된다고 합니다.
수술이 끝나고 병실에 들어갔어요. 수술한 팔을 심장보다 높게 하고 있으라고 해서 올리려고 했는데 내 팔인데도 감각이 전혀 없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움직임을 통해, 저는 신체장애를 갖은 사람들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후 의사 선생님께서 오셨어요.
"내일 퇴원해도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하고 의사 선생님이 물어봐서
"네, 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합니다."
했더니 내일 퇴원하게 하겠다고 하시고 나갔습니다.
좀 쉬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약속이 있어서 수술 다음날 퇴원하게 되었어요.
원래는 3박 4일인데 2박 3일만에 퇴원하고, 수술비 403,090원 나왔습니다.
다음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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